2010/04/22 19:25

킥 애스 clancy's criticism

킥 애스

아이들이 영웅 놀음 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기대하고 갔다간 상당한 데미지를 받고 돌아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야 완전 취향이라 깔깔 대며 웃었지만 어떤 분들에겐 상당히 거부감이 느껴질 지도 모르겠어요.

우선 폭력의 표현 수위가 꽤나 높습니다. 신체 절단? 나와요. 쉴새없이 피가 터지고 뼈가 부러지고 총신이 불을 뽑습니다. 심지어 인간이 폭발하는 장면도 나와요.


다음으로 폭력의 행위자 중 하나가 얼리 틴에이저인 힛 걸이에요. 심지어 그녀는 액션 장면의 중심이자 가장 잔인한 장면의 행위자이지요. 영화 대사마냥 11살 정도일 배우가 그런 연기를 벌이는 모습은 사람에 따라 상당히 불편할 수 있을 겁니다.

제목은 킥 애스지만 그리고 '킥 애스'란 영웅용 가명을 쓰는 주인공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중심은 힛 걸과 그녀의 아버지 빅 대디 입니다. 주인공이랍시고 나온 청년은 들러리보다 조금 나은 관찰자이고요. 민폐 캐릭터입니다. 대부분의 볼만한 액션이나 감정선은 모두 힛 걸에게 배분됩니다. 아마도 원작 코믹도 그럴 것 같아요. 이럴 거면 왜 제목을 킥 애스라고 한 건지... 웃기지도 않는(다고 힛 걸이 말하는) 말장난 때문인가?


그래도 여전히 킥 애스/데이브는 재미있는 구석이 많은 캐릭터입니다. 영화 초반 '무존재감'이 유일한 재능이라고 스스로 떠벌리는 너드 청소년인 그가 인터넷으로 구매한 코스튬을 입고 몇몇의 사건을 겪으며 영화 결말까지 가는 사이 많은 변화들이 벌어집니다. 영화 초반 '왜 직접 영웅이 되려는 덕후들은 없는가?'란 질문으로 시작되는 친구들과의 수다에서 친구는 '슈퍼 파워'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고 데이브는 '배트맨'은 슈퍼파워가 아닌 돈지랄로 영웅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데요. 이후에 그는 어떤 의미에서 이 양쪽의 능력을 모두 가지게 됩니다. (교통'사고'로 죽은 신경 덕에 통증을 '덜' 느끼게 되는 초능력?을 가지게 되고 마지막엔 자기 돈으로 산 건 아니지만 꽤나 고가의 장비로 또 다른 능력을 가지게 되니까요) 또한 그가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최근 개취에서의 이민호 마냥 게이로 오해 받게 되는 설정은 스판덱스와 정체성의 고민이란 점에서 70년대 게이 문화의 패러디로 여겨지는 코믹 속 영웅들의 이미지와 겹쳐지며 묘한 웃음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익명성이란 주제도 기존의 마스크 아래 숨은 영웅이란 소재가 인터넷 미니 홈피, 유튜브 등등 현대적 소재들로 확장되기도 하고 스토리상 중요한 변곡점인 '오해'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한 빅 대디/데이먼은 생각보다 비중이 적습니다. 굳이 가져다 붙이자면 스타워즈의 오비 완이나 콰곤 진 같은 캐릭터라고 할까요. 일단 중간에 장렬히 '산화'하잖아요. 사실 배트맨을 닮은 코스츔 만큼이나 비뚤어진 인물인데 배우의 이미지와 꽤나 어울려요.


무엇보다 영화의 백미는 힛 걸입니다. 그녀가 나올때 마다 화면은 에너지와 아름다움으로 넘쳐납니다. 뭐랄까 덕후들의 환타지를 제대로 실현시켰다고 할까요. 예쁘장하고 자그마한 소녀가 거대한 남근 상징물들을 들고 '남자 악당'들을 회쳐먹는 그런 거요. 뭐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거유 같은 건 없습니다만 쳐진 눈에 거친 입담 그리고 츤데레 스러운 성격은 확실히 장착하고 있습니다. 언니 옷 훔쳐 입은 듯한 영웅 코스츔은 스턴트 더블을 숨기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너무 제대로 입혀 놓으면 심의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 아닐가 싶기도 했습니다. '사립학교 교복' 코스프레를 하고 나타났던 힛걸의 모습을 떠올려 보시길.



악당들에게 잡힌 빅 대디와 킥 애스를 구출하는 힛 걸의 모습을 보고 데이브 친구 중 한놈이 '난 기다릴 수 있어'라고 말하던 장면에서 심히 공감을... 서양 애들이 그렇듯 그 사이 훌쩍 자란 최근의 배우 사진을 보면 더더욱 힛 걸의 미래가 기대되죠. 이건 왠지 프린세스 메이커를 켜놓고 마우스 클릭질을 하며 느끼는 두근 거림 같은 거랄까요.


 


결론은....


덕후들이여 어서 빨리 극장으로....

사족 .
마블 코믹이 원작이라던데 그럼에도 영화에서 언급되는 영웅들 대부분은 DC 계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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