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0 16:21

여름용 괴상하고 무서운 이야기 3개 미분류

1.
늦여름 찹쌀떡 반죽마냥 죽죽 늘어지는 한낮의 열기를 피해 늙은이는 대청 그늘진 곳에 자리잡고 누웠다. 그 머리맡에 앉은 딸은 자글자글 주름진 어미의 이마를 손끝으로 살짝 쓰다듬어본다. 보기와 달리 보들보들한 피부가 만져진다. 아직 장날이면 봇짐을 주섬주섬 여며 쥐고 십리길을 혼자 걸어갈 정도로 정정한 어미였다. 잠이 들었는지 고르릉 거리며 낮은 숨을 내쉬는 노파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딸은 조용히 속삭인다.
'엄마 건강해야해, 아프지 마.'
잠결에 그 목소리를 듣기라도 했는지 노파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떠오른다. 딸은 속으로 생각한다.
'아파 눕더라도 병수발 들어줄 여력은 없어, 그렇게 되면 그냥 조용히 죽여줄게.'

2.
선배의 산장은 첩첩 산중에 위치해 있었다. 수입 통나무로 멋들어지게 지어진 건물은 예스런 멋이 있었다. 이렇게 외진 곳에 공사를 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산장은 그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 하나하나까지 젊은 나이에 성공한 자의 여유가 느껴지는 집이다. 거실에 마련된 저녁상 앞으로 일행들이 모였다. 선배 부부와 두 아이 그리고 나와 함께 초대된 두 명의 친구들. 음식은 훌륭했다. 형수님의 요리솜씨는 보통이 아니었다. 우리는 염치 불구하고 정신없이 접시들을 비워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인 일인지 호스트인 선배와 가족들은 도통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다. 자기 앞에 놓인 접시에 놓인 샐러드를 포크로 깨작거리던 선배의 아들이 들고 있던 포크를 들더니 갑자기 나의 손을 푹 찔러본다. 깜짝 놀란 나는 황급히 손을 치우며 놀란 눈으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형수는 눈을 부라리며 아이의 등을 찰싹 때린다.
"형민아, 내가 말했지 음식 갖고 장난치는 거 아니라고!"
"배고파, 우린 언제 바베큐 먹는 거야?"
아이가 칭얼 거린다. 아이의 손에 들린 포크 끝을 나의 피가 붉게 물들이고 있다. 눈 앞이 빙글거리며 자꾸만 졸음이 쏟아진다. 맞은 편에 앉은 친구 녀석이 접시에 얼굴을 쳐 박고 쓰러져 있다.

3.
간만에 대청소.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 하고, 먼지도 털고 마지막으로 창문을 닦는다. 뽀얀 먼지, 창틀엔 죽은 벌레, 그리고 유리창엔 덕지덕지 얼룩들. 얼룩을 닦는다. 여기저기 손자국들 사이로 요상한 얼룩이 있다. 자세히 보니 넓직하니 사람의 이마와 코다. 양 옆으로 가지런히 높인 손바닥 자국까지. 누군가 창문에 얼굴도장을 찍어 놓았다. 그것도 창문 한 가운데. 누굴까? 제집 드나들 듯 하는 내 친구 미경이? 아니면 지난 주 헤어진 남자친구? 지난 번에 잠깐 들렀던 사촌오빠일 수도 있겠다. 하여간 뭐가 그리 볼거리가 있어서 이렇게 창문에 바짝 얼굴을 들이밀었을까, 궁금해 하며 세제를 뿌리고 수건으로 닦아낸다. 얼레? 닦이질 않는다. 다시 한번. 역시나 닦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얼룩은 내 쪽이 아닌 창문 바깥에 찍혀 있다. 이상하다, 내 방은 9층인데......

덧글

  • 이지영 2009/08/02 18:46 # 삭제 답글

    헉 ㅜㅜ 정말 무섭다
  • 킥킥 2009/08/12 12:51 # 삭제 답글

    베리 베리 무섭슴
  • 꿈꾸는가이 2009/08/12 19:22 # 삭제 답글

    하!!!!!!!
    내가이상한건지,글이이상한건지는잘모르겠지만.....
    이해가안가고..별루무섭지도않네욤^^
    내가겪은무서운이야기ㅋㅋㅋ
    지금.... 학교 컴터실인데요... 게속뒤에서..
    야 야 야 야라는소리가들리네요..
    근데
    뒤에는 벽이라네요
    ㅠㅠ
    살료주사여
    ㅜㅜ
댓글 입력 영역